[한국시니어신문]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 이하 IRA)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한국은 미래 먹거리인 전기자동차 관련 이슈를 연일 보도를 하고 있지만, 사실 이 법안에는 시니어들 관련 내용도 있다는 것은 간과되고 있다.
◇ IRA, 탄소 배출량 감소뿐 아니라 의료 비용 절감이 주 내용
2022년 8월 16일에 서명된 ‘2022년 인플레이션 감소법’은 국내 뉴스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탄소 배출량 감소 내용과 함께 의료 비용 절감 법안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인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가 제약 회사와 가격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여 처방 약 비용을 낮추고, 약값에 인플레이션 상한선을 설정, 메디케어 수혜자의 본인 부담 비용을 낮추려고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 저소득층까지 의료보장제도를 확대하는 법안인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이하 ACA)’,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보조금을 3년 연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연방 의회 예산국(CBO)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2031년까지 정부가 1,73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으며, ACA 보장을 연장하기 위한 1,00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이 미국 보건복지부에 배당될 것이라고 밝혔다.
◇ 미 공화당, 막대한 세금이 보험 회사 수익 될 것
반면 미 공화당 의원들은 이 법안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의료 부분에 있어서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사람들까지 이 혜택을 받음으로써 재정 적자를 늘리고, 법안 취지와 달리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 법안으로 인해 10년 동안 약 3조 달러 적자가 추가될 것이라며, 단기 적자를 추가하는 감세는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키고, 2023년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노력을 힘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약품 가격과 관련한 저항이 많았는데, 케빈 브레디(Kevin Brady) 하원의원은 “그 약품 조항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나는 (인플레이션 감소법의 처방 약 정책을 폐지하는) 것이 새 회기에서 공화당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상상합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NCOA∙AARP, 법안 설명 등 적극 권유 나서
미국의 대표적인 시니어 관련단체인 ‘고령화 위원회(The National Council on Aging, NCOA)’는 법안 관련 성명을 통해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고 높은 의료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백만 명의 노인들이 이 법안 시행으로 본인 부담 의약품 비용을 덜 수 있게 돼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귀중한 사회 보장 자금을 조금 더 늘리고 특히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시기에 필요한 약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고 전했다.
또 "노화는 65세에 시작되지 않으므로 법안이 저렴한 의료법(ACA) 건강 보험 플랜 보조금을 연장하게 되어 기쁘며, 이러한 결과로 2022년 1,450만 명이 ACA 플랜에 등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3년 더 지속되면 수백만 명이 메디케어 자격을 갖추기 전에 건강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니어들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자생 조직이자 비영리단체인 미국은퇴자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 AARP)는 법안 통과를 환영하며, 메디케어 혜택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예방접종 자문 위원회(ACIP)가 성인에게 권장하는 백신과 특히, 비용이 수백 달러에 달하는 대상포진 백신(2회 주사)이 메디케어 수혜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또 약값을 일반 물가 이상으로 인상하면 제약 회사에 페널티가 적용된다.
2024년에는 파트 D(처방 약 구입비용을 커버하기 위한 보험) 플랜 가입자의 약값 비용이 2천 달러를 넘어서면 나머지 연도 동안 더 이상 본인 부담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정부가 소득이 제한된 사람들의 보험료 및 공동 부담금과 같은 처방 약 비용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엑스트라 헬프(Extra Help)’ 프로그램 자격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후 메디케어는 파트 D의 약품 중 2026년에 최대 10개, 2027년과 2028년에 최대 15개, 2029년
이후에는 최대 20개 등 2029년까지 총 60개의 약품이 가격 협상 대상이며, 파트 B 약품(일반적으
로 병원이나 진료실에서 투여되는 약품)의 경우 가격 협상이 2028년에 발효된다고 밝혔다.
◇ 한국,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 등 시니어 정책 아쉬어
한국의 경우 기본적인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내년 건강보험료가 올해보다 1.49% 인상
될 예정이다. 거기에 정부가 직접 고용하는 공공일자리 예산도 902억 원 줄어들면서 취약 노인을
위한 공공형 노인 일자리도 6만 1천 개 감소할 예정이다.
내년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시니어를 위한 정책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미국 의회가 IRA를 통과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한국시니어신문 신종섭] rapa14@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