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주변에서 상담이 필요해 보이는 어르신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에서 내리자마자 한 블럭 걸어가면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보인다. 건물 1층에는 2009년부터 어르신과 그 가족을 위한 상담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가 있다. 노인 특화 상담을 받고 싶거나 가족·친구에게 선뜻 털어놓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어르신에게 제격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홈페이지(http://www.seoulfriend.or.kr)에서 알아보자.
먼저 본인의 문제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고통을 호소하고 계신 어르신이라면 홈페이지 내 상담/교육신청 메뉴 중 ‘마음건강테스트’에서 그 정도를 체크해보자. '나의 분노 체크해보기', '나의 우울감 체크해보기', '나의 고독감 체크해보기'에서 어르신이 힘들어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상담이 필요하시지는 않는지 권해보자. 길지 않은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문적인 상담 이전에 필요한 간이 체크에 적당하다.

단, 법률/세무/소비자 상담과 같이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은 특정 일자에만 진행된다. 이 분야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면 월초에 게시판 내 공지사항에서 그 달의 일정을 확인 후 예약하자. 이번 3월도 마찬가지로 법률 상담은 2번, 세무 상담과 소비 상담은 1번씩만 진행되었으므로 필요한 순간에 놓치지 않도록 하자. 현재 코로나19의 여파로 전화 상담만 진행되므로 서류 등을 보여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상담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어르신이 관절 등의 문제로 이동이 어려우셔도 걱정하지 말자. 대면 상담도 가능하지만 온라인이나 전화를 이용한 비대면 상담도 가능하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상담도 예약이 필요하니, 메인 홈페이지 상담/교육신청 코너에서 상담신청을 예약하거나 안내전화(02-723-9988)로 상담이 가능한 시간을 문의하면 된다. 상담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로, 온라인 상담의 경우 3일 이내에 답변을 받아볼 수 있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는 그 명칭에 '어르신'이 있는 만큼, 상담 가능 영역에 다른 센터에서 찾아보기 힘든 맞춤형 항목이 있다. 우울이나 자살 예방 상담은 물론이고 웰다잉 상담, 노년 설계, 치매 건강, 노년기 성 관련 등 어르신들이 고민은 하지만 정보를 얻기는 힘든 영역이다. 어르신의 고민을 들은 담당자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에 따라 재상담이나 타 기관 연계를 진행한다.

막상 상담을 신청하려니 문득 겁이 나거나, 다른 사람들은 어떤 고민으로 센터를 찾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자료실 내 언론보도 메뉴에는 ‘마음을 여는 어르신상담’ 시리즈가 20여 편 소개되어 있다. '남편의 잔소리', '70세 며느리와 95세 시어머니의 갈등', '사별로 인한 슬픔' 등 다른 이들의 고민을 보며 공감을 할 수도, '복에 겨운 고민이다', '문제는 없는 것 아닌가'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문제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탑골공원을 비롯해서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종로 인근에 간혹 돌아다니거나 서 있는 빨간 버스를 본 적이 있는가? 필자처럼 '그냥 주차 중인가 보다’하고 지나친 이들도 있겠지만 이 버스는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의 '빨강상담소'이다.
버스 안에 상담실이 갖춰져 있어 굳이 센터를 찾아가지 않아도 빨강상담소 안에서 1:1 개별상담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심리검사 및 인지검사도 진행하고 어르신이 아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도 노인문제 상담을 해준다고 하니, 관심 있는 시민들은 빨강상담소의 문을 두드려 보자.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우울 증상을 겪는 65세 이상의 노인은 21.1%로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심리 문제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타인의 도움과 전문적인 조언도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이나 도움을 알아보기 힘든 어르신이 계시다면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를 추천해드리자. 직접 도와드리지는 못하더라도 센터와 연결해 드림으로 인해 어르신의 인생에도 새로운 봄이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
■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76(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 1층
○ 가는법: 3호선 안국역 5번출구 도보 2분
○ 운영시간: 월~금요일 9:00~18:00, 주말·공휴일 휴관
○ 홈페이지:http://www.seoulfriend.or.kr/
○ 문의: 02-723-9988
그렇다면 서울시에만 상담 복지 사업이 있을까? 각 지자체별로 1인가구의 비중이 많아짐에 따라 서울 외 지자체에서도 1인가구 심리 지원에 발을 담그는 추세이다. 부산은 '부산청년 마음상담지원'을 통해 청년의 정서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부산청년 플랫폼을 통해 상담 신청 후, 사전 문항을 작성해 상담을 받는 방식이다. 권역별로 상담 센터가 나눠져 있어 접근성이 좋으나 각 권역별로 인원 제한이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도 중·장년 1인 가구 심리·정서 지원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수성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1로 만난 사이'는 지역 내 저소득 40세 이상의 중장년에게 상담과 사진 및 영상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 지원을 진행한다.
이제는 정신 건강 복지 프로그램이 청년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로 분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분산된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데일리케이 강은서 기자 | dailyk@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