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니어신문] 자기중심(自己中心, self-centeredness)이란 남의 일보다 자기의 일을 먼저 생각하고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자기중심적입니다. 그 인간의 본성을 잘못됐다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어찌 보면 자기중심적이 아니었으면 인간은 존재하기조차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서는 거친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어린아이일 때는 자기중심으로 살아가지만 성장하고 성숙하면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타인 지향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바뀌지 않는 사회는 불안하고 국가는 위기를 자초하게 됩니다.
◇ 이타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6월은 보훈의 달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모두 자기의 생명이 귀한 줄 알았지만 자기중심보다는 이타심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모처럼 KTX 열차를 타고 지방에 성묘하고 왔습니다. 선진국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함께 탑승하는 열차 안에서는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납니다. 특히 한가운데 의자를 마주하며 앉는 가족석이 문제입니다. 수시로 안내 방송으로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종용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넓지 않은 객차 내에 그 한 사람의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인해 분위기가 흐려집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쉬거나 책을 꺼내 독서하려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줍니다.
젊은이들은 이어폰을 연결해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일하고 영화를 봅니다. 남에게 불편을 주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니어입니다. 겨우 두세 시간을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남에게 불편을 주므로 아직 선진 국민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타심(利他心)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귀하게 생각해야 이타심이 발휘됩니다. 상대방이 지위가 높거나 인품이 훌륭해서가 아닙니다. 단지 존재 이유만으로 얼마든지 존중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귀중한 존재인 만큼 다른 사람도 귀중한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시니어들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에는 나이를 계급으로 생각하는 선입견이 깔려 있습니다. 나이가 많으면 당연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말도 되지 않는 태도입니다. 이런 태도가 지나치면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유발합니다.

◇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개념이 있으면 결코 허투루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은 모두 자기 자신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억지 논리를 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바이블에서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자기 몸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사랑하되 극진히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되 자기 몸을 사랑하듯이 사랑하라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이타심이 부족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창하게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자신의 존재를 아낀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의 존재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마땅합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들 하지만 공중도덕과 독서 생활 등 여러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젊은이들은 시니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며 은연중에 배웁니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하고 어지러워도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타인 지향으로 바뀌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선진 국민이 됩니다. 보훈의 달에 이타심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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