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성공한 삶’이란 무엇일까. 수많은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꼽는 성공의 주요 항목에는 언제나 ‘건강’이 따라온다. 가족의 건강과 안녕, 지인의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건강에 대한 개념이 본인에게로 더욱 집중됐다. 건강이 단순한 희망 사항에서 절실한 바람으로 올라선 것이다.

◇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중요도 압도적 우위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팀(한림대학교 심진아 교수)이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을 통해 전국 대표 집단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인생 위기와 목표를 조사해 발표한 것에 따르면, 사람들은 경제적 안정, 가족의 건강보다도 ‘자신의 건강’을 가장 중요한 인생 목표로 선정한 바 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민들이 뽑은 인생 위기 1위는 ‘자신의 건강(18.6%)’이었다. 2018년 조사에서는 본인의 건강 문제(14%)가 ‘미세먼지 등 환경(18.9%)’과 ‘경제적 어려움(17.1%)’에 밀려 3위에 그쳤던 것과는 반대다.
최근 들어 건강 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데는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뒤바뀌었다는 방증이다.
설문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2021년 국민은 인생 위기로 ‘자신의 건강’이 18.6%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경제적 어려움(14.7%), 과도한 업무·피로(12.1%)가 뒤따랐다. 가족 건강 문제(10.8%), 미세먼지 등 환경(9.8%)이 그 뒤를 이었고 자녀 양육 문제(9.3%), 실직·구직 문제(8.6%)를 인생 위기로 꼽은 국민도 있었다.
국민이 뽑은 인생 목표는 자신의 건강한 삶(23.4%)이 1위를 차지했고, 가족의 건강한 삶(25.9%), 경제적 안정(15%) 순으로 나타났다. 즉, 국민의 반 이상이 인생 목표를 ‘건강’으로 설정한 셈이다.

◇ 건강의 위기는 인생의 위기…건강 경영 중요
그렇다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윤 교수에 따르면 건강에 대한 위기는 인생에서 ‘거대한 위기’라 할 수 있으며 이는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즉, 건강도 경영이라는 논리다.
이를 뒷받침하듯 자가건강경영전략(SAT-Life)이 우수할수록 전반적인 건강이나 삶의 질이 높고 우울증 위험은 낮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경영전략이 우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이 각각 2.0배, 2.3배, 2.1배, 2.9배 좋았다. 특히 건강경영전략이 좋지 않은 사람은 우울증 위험이 6.0배 높았다.
따라서 자가건강경영전략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목표를 ‘건강’으로 설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꾸준히 실행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설문조사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인생의 위기와 인생의 목표를 모두 ‘자신의 건강’으로 꼽은 것은 그만큼 내 건강을 챙겨야 남도 도울 수 있다는 건강공동체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건강 경영 전략을 잘 짜기 위해서는 ‘병원’과 친해지는 것이 좋다. 전국노래자랑의 장수 MC였던 송해는 100세가 가까운 나이에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 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한 바 있다. 살아생전 그가 밝혔던 건강 비결은 주치의에 있다. 한 방송에서 그는 “주치의는 별거 아니다. 꾸준히 한 병원에 다니며 건강체크를 하면 바로 그분이 나의 주치의다”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한 병원을 정해놓고 꾸준히 건강검진을 하는 것이야말로 ‘건강 경영’에 도움이 된다. 건강검진은 고혈압, 당뇨, 신장질환,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외에도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국가 5대 암 검진을 통해 암 조기 발견 및 암 예방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기에 별도의 비용을 추가로 내면 초음파 등을 받을 수 있어 여러 장기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매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이 미국 227개 지역의 인구통계자료와 건강 정보, 대중교통정보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률이 1% 증가하면 비만율은 0.473% 낮아진다. 대중교통 이용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정류장을 지나치지 않도록 집중하고, 각 게이트를 찾아다니는 등 뇌의 긴장감을 높이는 활동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웰빙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건강’으로 바뀌었다. 많은 전문의들은 “그만큼 건강 경영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며 “삶을 풍족하고 평안하게 보내기 위해 나만의 건강 경영 계획을 세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강조했다.
[한국시니어신문 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