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사람들은 목표를 이루는 힘을 흔히 ‘동기부여’에서 찾는다. 명확한 목표 설정, 긍정적인 마음가짐, 꾸준한 자기 암시 같은 말들이 뒤따른다. 그러나 현실에서 목표 달성의 분기점은 대개 다른 곳에서 갈린다. 정말 절실한가, 정말 간절한가라는 질문 앞에서다. 2026년의 막이 오른 지금, 계획보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서 이 질문은 더욱 뼈아픈 현실로 다가온다.
동기부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다. 문제는 장애물이 등장했을 때다. 실패가 반복되고, 주변의 반응이 차가워지고, 시간과 자원이 고갈될 때 사람들은 흔히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바꾼다. 포기가 아니라 ‘유보’라는 이름으로 목표를 미룬다. 이것이 일반적인 선택이다. 그렇다면 극소수만이 끝까지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단서는 15세 소년 잭 안드라카(Jack Andraka)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3센트짜리 췌장암 조기 진단 센서를 개발해 세계적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더 주목해야 할 지점은 결과보다 과정이다. 잭 안드라카는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까지 약 4,000번의 실패를 겪었다. 실험은 번번이 틀렸고, 데이터는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는 정식 연구자가 아니었다. 나이는 15세였고, 실험실도, 지도 교수도 없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다. 요청하는 것이었다. 그는 미국 전역의 교수 약 200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실험실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돌아온 답변의 대부분은 거절이었다. 무응답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한 번의 거절이 끝이 아니었고, 열 번의 거절도 포기의 이유가 되지 않았다. 결국 한 명의 교수가 문을 열었고, 그 공간에서 그는 수천 번의 실패를 반복하며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재능이나 천재성의 신화가 아니다. 4,000번의 실패를 견딘 힘이 무엇이었는가다. 이는 긍정적인 사고나 동기부여 문구로 설명되기 어렵다. 오히려 훨씬 냉정한 감정, 절실함에 가깝다. 실패하면 불편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실패하면 물러설 수 없는 상태. 안 되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 인식이 그를 움직였다고 보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절실함은 목표를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목표를 생존의 문제로 바꾼다. 그래서 절실한 사람은 실패를 ‘평가’하지 않고 ‘자료’로 처리한다. 감정 소모 대신 수정과 재시도를 반복한다. 잭 안드라카가 실패할 때마다 좌절했다면, 4,000번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실패를 감내한 것이 아니라, 실패를 통과했다.
2026년을 앞둔 한국 사회도 비슷한 기로에 서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목표는 이미 충분히 세워졌다. 문제는 그 목표가 절실한가, 아니면 바람에 그치는가다. 절실하지 않은 목표는 장애물 앞에서 쉽게 ‘조정’된다. 반면 절실한 목표는 방법을 바꿀 뿐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이 차이가 결과를 가른다.
잭 안드라카의 사례는 동기부여 강연용 미담이 아니다. 목표 달성의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수천 번의 실패, 수백 번의 거절을 견디게 만든 힘은 재능이 아니라 포기할 수 없다는 감각이었다. 간절함은 감정이 아니라 에너지다. 그것은 계획을 실행으로, 실행을 결과로 밀어붙이는 가장 원초적인 힘이다.
결국 목표를 이루는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정말 절실한가.
아니면, 그저 이루어지면 좋은가.
이 질문 앞에서 솔직해질 때, 결과의 가능성도 함께 드러난다.
[한국시니어신문 김규민 기자] dailyk@ksenior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