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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의 시니어 칼럼] 은퇴 후, 내 이름으로 다시 사는 법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 은퇴는 끝이 아니라 시작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인생의 마지막 종착지처럼 여깁니다. 더 이상 사회적으로 할 일이 없고, 뒤안길로 물러나는 시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은퇴는 단절이나 종말이 아니라, 오히려 또 한 번의 출발선입니다. 이제는 직장의 이름, 직함, 역할이 아니라 오롯이 ‘내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인생 1막이 누군가가 정해준 길을 따라 걸어왔다면, 인생 2막은 내가 직접 설계하고 선택하는 삶입니다. 은퇴 후의 삶은 여생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다시 빛날 기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은퇴 후 ‘내 이름으로 다시 사는 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네 가지 관점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과거의 역할을 내려놓고 진짜 나를 만나라

 

은퇴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규정해 왔던 직함과 역할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부장님’, ‘원장님’, ‘사장님’으로 불리며 살아온 사람들은 종종 그 호칭 속에서만 자신을 찾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에도 여전히 그 이름을 붙들고 있다 보면, 변화된 현실과 부딪히며 상실감에 빠지게 됩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직함이 아니라 본래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나 자신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성취를 부정하지 않되, 그 안에만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성공은 지나간 역사일 뿐, 그것이 현재의 나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내려놓고 현재의 나로 살아갈 때 새로운 출발이 가능해집니다. 과거는 나의 일부이지만, 미래는 나의 선택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집니다.

 

둘째, 배움과 도전으로 새로운 나를 발견하라

 

은퇴 후의 삶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닙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시기입니다. 배움은 뇌를 자극해 건강을 지켜주고, 새로운 도전은 자존감을 회복하게 합니다. 요리, 악기 연주, 그림, 글쓰기, 외국어, 디지털 기술 배우기 등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시니어가 은퇴 후 배운 취미를 직업으로 발전시켜 제2의 인생을 열고 있습니다. 한 예로, 평생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은퇴 후 사진을 배우기 시작해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요리를 배우다 봉사 활동으로 이어져 지역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움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여전히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입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처럼, 배우고 도전하는 태도가 삶의 방향을 바꿉니다. 배움은 은퇴 후 삶을 단순한 여생이 아니라, 활력과 확장의 시기로 만들어 줍니다.

 

셋째, 나눔과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라

 

은퇴 후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 중 하나는 관계망의 축소입니다. 직장을 떠나면 자연스레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고,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하고, 나눔 속에서 의미를 찾습니다. 따라서 은퇴 후에는 의도적으로 관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지역 사회의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함께 배우는 동료를 만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삶에 활력을 줍니다. 또 손주와 시간을 보내거나, 젊은 세대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해주는 것도 중요한 나눔입니다. 예를 들어, 손주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세대 간 지혜를 전하는 귀한 시간이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니어는 자신이 여전히 사회와 가정에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나눔은 단순히 주는 행위가 아니라, 받는 이의 성장 속에서 주는 이 또한 보람과 만족을 얻게 합니다. 결국 관계와 나눔은 은퇴 후의 삶을 단단히 지탱하는 버팀목이 됩니다.

 

넷째, ‘내 이름’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워라

 

은퇴 후의 삶은 단순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설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행, 책 쓰기, 창직, 창업, 봉사, 예술 활동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남이 정해준 목표가 아니라 오롯이 내가 원하는 목표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목표는 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작은 목표라도 하나씩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고, 그 자신감은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1년에 책 한 권 읽기”라는 소박한 목표에서 출발해, 나중에는 “내 경험을 담아 책 한 권 쓰기”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전시회를 열거나, 글쓰기를 통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 이름으로 성취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는 곧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입니다.

 

은퇴 후, 새로운 나로 사는 법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입니다. 과거의 직함을 내려놓고, 배움과 도전으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며, 나눔과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고, 내 이름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울 때 은퇴 후의 삶은 공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다시 서는 시간이 됩니다.

 

이제는 남이 불러주는 직함이 아니라, 내 이름으로 불리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은퇴 후의 삶은 주어진 시간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시간입니다. ‘내 이름으로 다시 사는 법’을 익히고 실천할 때, 시니어는 여전히 사회와 가정 속에서 빛나고, 사회는 그들의 경험과 지혜로 인해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결국 은퇴 후 삶의 가치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내 이름으로 진정성 있게 살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은퇴는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 얼마든지 더 의미 있는 삶의 느낌표가 될 수 있습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 및 기고 등은 한국시니어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시니어신문] news@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