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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저속노화 특집 ①] 20대도 시작하는 '늙지 않는 삶'의 혁명

산업계도 주목하는 메가트렌드

 

나이 들어도 20대 몸으로 살 수 있을까?

 

직장인 김민수씨(28)는 최근 점심메뉴를 완전히 바꿨다. 치킨, 짜장면 대신 샐러드와 현미밥을 선택한다. 저녁에는 헬스장에서 1시간씩 운동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엔 명상 앱을 켠다. 주말에는 등산이나 요가 클래스에 참여한다.

 

"아직 젊지만 미리미리 관리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주변 친구들도 다들 저속노화에 관심 많아요. 회사 동료들과 헬스장도 같이 다니고, SNS로 건강 정보도 공유해요."

 

김씨처럼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저속노화(Slow Aging)' 열풍이 불고 있다. 노화를 완전히 막는 게 아니라 속도를 늦춰 건강하게 나이 들자는 개념이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바꾸는 문화 혁명으로 번지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이끄는 새로운 건강 트렌드

 

롯데멤버스가 올해 1-9월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놀랍다. 2000년대 후반생부터 2010년대 초반생인 '잘파세대'의 저속노화 관련 식품 구매액이 전년 대비 16% 급증했다. 특히 비정제 탄수화물, 식물성 지방, 식이섬유 구매 증가율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이들이 주로 사는 것은 무엇일까? 기존 젊은 세대가 즐겨 먹던 치킨, 마라탕 같은 자극적인 음식 대신 브로콜리, 아보카도, 견과류, 올리브오일, 퀴노아 같은 슈퍼푸드를 택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샐러드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프로틴바, 무설탕 음료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20대 때부터 몸 관리를 시작하면 40-50대가 돼서도 훨씬 건강할 수 있어요. 요즘은 100세 시대잖아요. 젊을 때 투자해야 나중에 병원비 안 나가죠. 부모님 세대를 보니까 나이 들면서 여기저기 아픈 게 너무 안타까워요." 대학생 이수진씨(23)의 말이다.

 

MZ세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

 

이들의 소비 패턴도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단순히 값싼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선택한다. 화장품을 살 때도 '안티에이징' 보다는 '예방 케어' 제품을 선호한다.

 

SNS에서는 #저속노화챌린지, #슬로우에이징, #건강한노화 등의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저속노화' 관련 게시물만 50만 개가 넘는다. 유튜브에서도 20-30대 인플루언서들이 저속노화 루틴을 공유하는 영상들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예전에는 다이어트나 외모 관리에만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근본적인 건강 관리에 집중하고 있어요.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몸 속부터 건강해야 진짜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해요." 직장인 박지영씨(29)의 말이다.

 

산업계도 주목하는 메가트렌드, 저속노화

 

CJ올리브영의 저속노화 관련 상품 매출이 작년 대비 60% 이상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증가율이 70%를 넘어섰다. 관련 상품 종류도 16,500개에서 22,000개로 30% 늘었다. 특히 중소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연매출 100억원을 넘긴 '100억 클럽' 브랜드 중 저속노화 관련 브랜드가 10개나 포함됐다.

 

식품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장 건강에 특화된 기능성 식품 라인을 대폭 확대했고, 풀무원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웰에이징 HMR' 제품군을 새롭게 출시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정희원 교수와 협업해 저속노화 간편식 5종을 개발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기존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컨셉에서 '슬로우에이징(저속노화)' 컨셉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부터 중소 브랜드까지 관련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저속노화 관련 전체 시장 규모를 연 1조원으로 추산한다. 뷰티, 헬스케어, 식품, 의료기기, 피트니스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2030년에는 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세 시대, 이미 현실이 된 장수

 

한국의 100세 이상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100세 이상 인구가 8,806명을 넘어섰다. 2019년 4,874명에서 6년 만에 8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4.7배 많아 여성의 수명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남 고흥군이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이 78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남 합천군 71명, 전북 고창군 63명 순이다. 흥미롭게도 상위 10곳 중 5곳이 전라도 지역이었다.

 

한국은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50년에는 40%에 달할 전망이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노인인 사회가 온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속노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전문가들의 견해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젊은 세대가 노화를 '관리 가능한 생물학적 과정'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긍정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20-30대부터 저속노화를 실천하면 중년 이후 건강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한영양학회 김영희 회장은 "무분별한 건강기능식품 섭취나 극단적인 식단 제한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전문가와 상담 후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속노화 열풍을 이끈 정희원 박사는 "완벽한 관리보다는 꾸준한 실천이 중요하다"며 "하루 30분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만 해도 생물학적 나이를 크게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 회에서는 과학자들이 밝혀낸 노화의 비밀, 텔로미어 연구의 최신 성과를 살펴본다.

 

[한국시니어신문 김정운 건강전문기자] news@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