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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저속노화 특집 ②] 세포 속 시간의 비밀, 텔로미어가 답이다

 

"생물학적 나이를 20년 되돌릴 수 있다"

 

저속노화는 정말 가능할까? 과학자들이 찾아낸 답은 '텔로미어'에 있다.

 

텔로미어는 우리 몸 세포의 염색체 끝에 있는 DNA 구조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지는데, 이것이 바로 노화의 원인이다. 젊을 때는 8,000-10,000개 정도 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마치 신발끈 끝의 플라스틱 캡처럼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의 연구 이후, 텔로미어는 '세포의 시계'로 불리며 노화 연구의 핵심이 되고 있다. 텔로미어가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노화하거나 죽게 된다.

 

세계 최초 개별 염색체 텔로미어 정밀 측정

 

그동안 텔로미어 연구의 한계는 정확한 측정의 어려움이었다. 기존 방법으로는 전체 텔로미어의 평균 길이만 측정 가능했을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46개 염색체마다 텔로미어 길이가 모두 다르다.

 

2024년 미국 솔크연구소가 개발한 'Telo-seq' 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제는 46개 염색체 각각의 텔로미어 길이와 서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텔로미어 연구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발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텔로미어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노화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기술로 텔로머레이즈(텔로미어를 연장하는 효소) 활성 암세포와 ALT(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s)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암세포를 정확히 구별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며, 2026년부터 병원에서 텔로미어 정밀 검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검사 비용은 초기에 50만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연구진의 세계적 성과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 연구팀은 포유류에서 세계 최초로 일반적인 TTAGGG 반복서열이 아닌 다른 구성을 가진 텔로미어 재구성 사례를 발견했다. 이는 텔로미어가 기존 이론보다 훨씬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대한 발견이다.

 

연구팀은 생쥐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포유류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가 새롭게 재구성된 사례를 확인했다. 기존에는 예쁜꼬마선충에서만 관찰됐던 현상이 포유류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 교수는 "텔로미어 유지 기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부작용 없는 노화 지연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인간 암세포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텔로미어 재구성이 가능함을 보여줘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해외 연구진들도 후속 연구에 나서고 있어 텔로미어 연구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텔로미어와 질병의 상관관계

 

최근 연구들은 텔로미어 길이와 다양한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있다. 텔로미어가 짧을수록 심혈관질환, 당뇨병, 치매,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10만 명을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텔로미어가 가장 짧은 그룹의 심장병 발생률이 가장 긴 그룹보다 2.3배 높았다. 또한 뇌졸중 위험은 1.8배, 제2형 당뇨병 위험은 1.5배 높았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65세 이상 고령자 3,000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텔로미어가 짧은 그룹의 치매 발생률이 50% 높았다.

 

일상에서 텔로미어 보호하는 법

 

그렇다면 일반인들도 텔로미어를 보호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생활습관만 바꿔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운동의 놀라운 효과부터 살펴보자. 캘리포니아대 연구에 따르면 주 5회 이상 중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텔로미어 단축 속도가 15% 늦었다. 특히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효과가 더 컸다. 매일 30분씩 빠르게 걷기, 주 3회 수영하기, 계단 오르기 등 간단한 운동으로도 충분하다.

 

수면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하루 7시간 이상 충분히 자는 사람들의 텔로미어가 5-6시간만 자는 사람들보다 평균 6% 길었다. 특히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깊게 잠들어야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어 텔로미어 보호 효과가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다. 만성 스트레스는 텔로미어 단축을 가속화한다. 명상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의 텔로미어가 일반인보다 30% 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루 10분 명상, 독서, 음악 감상 등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식단의 영향도 크다. 지중해식 식단을 3개월 이상 지속하면 텔로미어 길이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올리브오일, 생선, 견과류, 채소 중심의 식단이다. 반대로 가공식품, 설탕, 트랜스지방이 많은 식단은 텔로미어를 빠르게 단축시킨다.

 

흡연과 음주의 해로움도 명확하다. 흡연자의 텔로미어는 비흡연자보다 평균 18% 짧다. 하루 한 갑씩 20년간 피우면 텔로미어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7년 더 많다. 과도한 음주도 마찬가지로 텔로미어 단축을 가속화한다.

 

"텔로미어는 우리 몸의 생물학적 시계입니다. 이 시계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바로 저속노화의 핵심이에요. 다행히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 노화연구소 김영수 교수의 설명이다.

 

다음 회에서는 3개월 만에 생물학적 나이를 20년 되돌린 '고압산소치료'의 효과를 파헤쳐본다.

 

[한국시니어신문 김정운 건강전문기자] news@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