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니어신문]
자라는 어린아이들은 종종 “혼자서도 잘해요”하며 스스로 해낸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시니어는 청년 시절을 지나고 이제 다시 조금씩 아이처럼 되어갑니다. 부지런히 쌓았던 지식과 경험도 과학 기술의 발달에 묻혀버리고 새삼 외톨이가 되기 십상입니다.
지식과 경험이 전부였던 산업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퇴직한 시니어들은 먼저 배우자와의 충돌이 시작됩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하느라 서로 떨어져 살다가 퇴직 후 갑자기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에게 불편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주말부부로 오랫동안 지내왔던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 따로 또 함께 살아가 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 자신을 내려놓고 배우자를 먼저 배려하지 않으면 마찰이 생기고 급기야 충돌의 결과가 겉으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시니어들에게는 따로 또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요구됩니다.
부부로 함께 오래 살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실제로 서로를 잘 모르고 살았던 점을 상호 인정해야 합니다. 아내가 직장 생활을 하고 퇴직한 경우는 조금 덜 하지만 남편이 퇴직을 한 경우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집안일과 자녀 교육은 모두 아내에게 일임하고 살아온 남편들은 우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합니다. 그럴 때는 아내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고 겸손하게 한 가지씩 배우면서 가사부터 공동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먼저 쉬워 보이는 설거지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하지만 설거지도 알고 보면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필자의 경우도 설거지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잔소리를 아내로부터 들었습니다. 워낙 매사 대충 하는 성격인 필자를 아내가 잘 알고 있어서 차라리 하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설거지도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어렵더군요.
취미 생활은 각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에서 퇴직한 남편들은 대체로 아내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함께 취미 생활을 하자고 보채지만 아내들의 취미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아내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각자의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필자는 전시회, 박물관, 영화관 등에는 혼자 갑니다. 누군가와 함께 가면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릅니다. 시간을 맞춰야 하고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요즘 노래교실에 열심히 다닙니다. 집에서는 성인가요 텔레비전(TV) 프로그램을 즐겨 봅니다. 필자는 집에서는 주로 독서를 하거나 넷플릭스를 봅니다. 그러다가 가끔 가곡 음악회 등에는 함께 갑니다. 왜냐하면 서로의 선호도가 같기 때문입니다.
시니어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홀로 설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은 남성에게는 여성 호르몬을, 여성에게는 남성 호르몬을 조금씩 왕성하게 했다고 전해옵니다.

친구들과의 잦은 교류는 삶에 의욕을 불어넣어줍니다. 필자는 가곡 교실, 종이접기, 당구, 골프 등 친구들과의 모임이 많은 편입니다. 혼자서 인터넷으로 즐기는 게임이나 바둑이나 유튜브 보기는 가급적 하지 않습니다. 자녀들과의 모임도 자녀들의 의향을 물어서 결정합니다. 반대로 자녀들이 모임을 갖자고 하면 열 일을 제쳐놓고 맞춥니다.
◇ 혼자서 잘 노는 방법을 찾아야
나이가 들면 혼자서도 잘해야 합니다. 독서와 글쓰기뿐 아니라 노는 것도 혼자서 잘 노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필자는 요즘 매월 제주에 갑니다. 이제 서귀포에서의 생활은 일상이 됐습니다. 제주에는 올레, 둘레길, 오름, 섬 등 자연이 가까이 있고 함께 놀 멋진 친구들이 있습니다.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각자 따로 살지만 때로는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습관이 되면 더욱 좋습니다. 따로 또 함께 사는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 및 기고 등은 한국시니어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시니어신문] news@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