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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의 시니어 칼럼] 디지털 속에서도 인간답게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디지털 시대, 인간다움이 더 절실하다


디지털 기술이 삶 곳곳에 깊숙이 스며들며, 우리는 이제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책을 쓰고, 스마트폰이 일정을 관리하며, 로봇이 감정을 흉내 내는 시대. 이처럼 급격히 진화하는 첨단 기술의 물결 속에서 시니어들은 종종 소외감과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익숙했던 세상의 질서가 사라지고, 빠른 속도와 효율이 새로운 기준이 된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의 자리는 어디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시대일수록 시니어가 가진 '인간다움'은 더욱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기술은 빠르지만 얕고, 사람은 느리지만 깊습니다. 시니어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지나온 사람들이며, 그 여정 속에서 쌓아온 이해, 공감, 인내와 같은 삶의 깊이를 지닌 세대입니다. 디지털 사회에서 시니어들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술을 거부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인간 중심의 가치를 회복하고 실천하려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아래 네 가지 방향은 시니어들이 디지털 속에서도 자신다움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실천 지침입니다.


첫째,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기


디지털 시대는 무엇이든 빠르게 소비되고 처리되는 속도의 문화 속에 놓여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이런 속도에 익숙하지만, 시니어에게는 ‘느림’이야말로 오히려 삶의 깊이를 더하는 강점이 됩니다. 한 템포 천천히 움직이며 생각하고, 감정을 충분히 곱씹고 표현하는 느림은 단순한 속도의 차이를 넘어서는 지혜의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메시지 하나를 보내더라도 성급한 반응보다 따뜻하고 신중한 표현이 상대방에게 더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일상에서도 시니어는 여유롭게 대화를 이어가고, 조급함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만의 리듬으로 살아갑니다. 이 느림의 태도는 오히려 바쁘고 혼란스러운 디지털 세상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시니어가 가진 삶의 품격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둘째, ‘진짜 소통’을 놓치지 않기


스마트폰, 메신저, SNS 등 디지털 소통 도구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정작 사람들 사이의 진심 어린 대화는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활발해 보이지만 속은 텅 빈 대화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시니어는 이 틈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존재입니다.


말의 무게와 감정의 깊이를 아는 시니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정서적 공감이 깃든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예쁘네”라는 짧은 반응 대신, “네가 웃는 모습에 나도 미소 지었어”라는 말은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줍니다. 디지털 도구는 수단일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관계는 여전히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시니어의 여유 있는 경청, 정중한 말투, 따뜻한 시선은 디지털 시대의 메마름을 적셔 줄 수 있습니다.


셋째, ‘경험을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


디지털 세상은 정보의 양에서는 풍요롭지만, 깊이 있는 통찰과 인간적인 경험에서는 갈증을 유발합니다. 시니어는 이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보물창고와도 같습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삶의 이야기, 실패와 성공의 경험, 지혜와 교훈은 그 자체로 디지털 콘텐츠 이상의 가치를 가집니다.


단순히 스마트폰 기능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블로그에 자신의 삶을 기록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지혜를 나누는 것도 훌륭한 실천입니다. 손주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온라인 모임에서 후배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모두 경험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시니어는 더 이상 수요자로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세계의 지혜로운 생산자와 기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참여하기


디지털 기술이 사람들을 더 넓게 연결해 주는 듯하지만, 실은 외로움과 단절을 심화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니어들은 이러한 디지털 소외의 경계를 허물고, 다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배우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또래들과의 소모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지역 커뮤니티 활동 등은 시니어가 중심이 되어 이끌 수 있는 무대입니다.


특히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끼리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며 만들어내는 학습의 연대는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제공합니다.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서, 관계를 맺고 의미를 나누는 공동체 속에서 시니어는 외로움을 넘어서 연결과 소속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할 때, 디지털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시대, 사람의 품격으로 빛나는 삶


기계가 점점 사람을 흉내 내는 시대지만, 우리는 기계처럼 살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기술은 삶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도구일 뿐, 우리의 감정과 관계, 삶의 의미를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시니어는 누구보다도 느림의 가치를 알고, 말의 무게를 이해하며, 경험의 깊이를 지닌 세대입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은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살아가는 것이며, 기술을 통제하며 사용하는 능력입니다. 느림을 실천하고, 진짜 소통을 나누며,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체에 참여할 때, 시니어는 디지털 시대의 가장 품위 있는 주체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길이 곧, 기술을 넘어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 및 기고 등은 한국시니어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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