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도 충분히 앞설 수 있다
많은 시니어들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이야기할 때, 자신은 이미 뒤처졌고 젊은 세대만 앞서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AI 시대는 단순히 속도와 신기술에 적응하는 능력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니어가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AI와 결합될 때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시니어는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기술을 사람답게 활용하는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손주보다 더 스마트해진다는 것은 기계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지혜롭게 다루는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첫째, 경험에서 나온 지혜를 활용하라
시니어는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 몸소 겪으며 얻은 교훈과 판단력은 대신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위기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보다 차분히 문제를 풀어가는 태도는 오랜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사업 실패를 겪은 시니어가 후배 창업자에게 해주는 조언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의 무게가 담긴 지혜입니다. 이런 경험은 손주 세대가 접할 수 없는 귀한 자산이자, AI 시대에도 여전히 필요한 인간적 통찰입니다.
또한 시니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사회 변화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산업화, 민주화, 디지털 혁명 등 큰 전환기를 지나온 세대이기에,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긍정과 부정을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런 넓은 시야는 단순히 스마트폰 기능을 아는 것보다 훨씬 스마트한 자산이 됩니다.
둘째, 배움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라
새로운 기술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작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시도하면 AI는 생각보다 훨씬 친근한 도구가 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음성비서를 이용해 날씨를 묻는 것부터 시작하거나, 카카오톡 챗봇을 활용해 일정을 기록해 보십시오. 조금씩 익숙해지면 온라인 은행 업무, 건강 관리 앱, AI 번역기를 통해 외국어 대화를 나누는 일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호기심입니다. “나는 나이가 많아서 못 한다”는 말 대신 “이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순간, 배움은 흥미로운 탐험이 됩니다. 배움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호기심을 붙잡는 순간, 시니어는 손주보다 더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손주가 단순히 기능을 습득하는 데 그친다면, 시니어는 그 기능을 삶의 지혜와 결합해 더 깊이 있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전통적 가치와 디지털을 연결하라
정직, 신뢰, 성실 같은 전통적인 가치가 AI와 결합될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합니다. AI는 계산과 처리 능력은 탁월하지만, 신뢰와 성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담지 못합니다. 시니어는 이러한 가치를 삶으로 체득한 세대이기에, 기술을 사용할 때도 관계를 존중하고 사람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서 단순히 정보를 나누는 것을 넘어, 상대방을 존중하며 따뜻하게 소통하는 시니어의 태도는 젊은 세대에게도 귀감이 됩니다. 또한 디지털 기록을 통해 가문의 역사나 지역 사회의 이야기를 남기는 일은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미래 세대가 정체성과 뿌리를 찾는 기반이 됩니다. 기술이 제공하는 속도와 편리함에 시니어의 가치가 더해질 때, 그것은 단순한 사용이 아니라 진정한 ‘활용’이 됩니다.
넷째, 공동체와 함께 배우라
혼자 배우려 하면 어렵지만, 함께 배우면 쉽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디지털 학습 모임을 만들거나, 손주에게 배우는 시간을 갖는 것은 기술을 빠르게 익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운 것을 서로 나누고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시니어는 또래와 함께 배움의 즐거움을 나누면서 동시에 자신의 지혜를 후배 세대와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카메라를 함께 익힌 후, 손주 사진을 찍어 디지털 앨범을 만들고 가족과 공유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기술 연습이 아니라 사랑과 소통의 도구가 됩니다. 공동체 속에서 배우고 나누는 순간, 시니어는 더 이상 뒤처진 존재가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잇는 다리로서 중심에 서게 됩니다.
진짜 스마트는 기술이 아니라 지혜다
손주보다 더 스마트해지는 비결은 단순히 최신 기술을 빠르게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경험에서 얻은 지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태도, 변하지 않는 가치, 그리고 공동체와 함께하는 힘입니다. AI 시대의 진정한 스마트는 기계를 다루는 능력이 아니라, 기계를 통해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시니어는 바로 이 지혜로운 스마트의 주인공입니다. 손주보다 더 스마트해진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앞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삶과 연결해 의미 있게 사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AI 시대, 시니어는 여전히 사회와 가정의 중심에서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더 스마트하고 따뜻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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